오늘, 하루

늘 똑같은 출근길에서

위대한 하루 2022. 9. 28. 23:18

올림픽대로에 들어서 마자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.

내가 진입하는 시간에 맞춰 이미 대기하고 있던 연기자들이 차를 몰고 와서 대기하고 있는 것 같다.

마치 트루먼쇼에 출연하고 있는 느낌이다.

어쩌면 늘 그 지점부터 막히는 건지 원.

 

마침 오늘은 평소보다 10분 일찍 나왔다. 아무리 막혀도 지각은 아니다.

마음은 편했다.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앞 차가 전진하는 모습을 보았다.

오늘은 구름 낀 하늘.

희뿌옇게 떠 있는 아침 태양.

그리고 가로등,

그 위에 새 한 마리.

 

어떤 강렬한 느낌이 들어 차가 전진을 멈춘 동안에 급히 사진을 찍었다.

짧은 순간이라 사진에는 담기지는 않았는데 저 새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.

꼿꼿하게 뻗은 꼬리를 아래로 내리고, 가만히 그러고 있었다.

 

늘 똑같은 출근길이었다. 새로울 것 없이 차들만 가득한 곳이었다.

바쁜 사람들, 성난 사람들, 자꾸만 끼어드는 사람들. 번잡한 곳.

저 태양은 꼭 내 정면에서 눈을 아프게 하는 곳이다.

그곳에서 저 새는 가만히, 홀로 여유롭게 있었다.

참 여유로워 보였다.


 

출근길에 만난 새